북치는 소년

매년 크리스마스 무렵이 되면 항상 떠오르는 시다. 배경이 크리스마스여서 그렇기도 하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있어서 그렇다. 한편으로 가슴 한구석이 슬퍼지는 시이기도 하다. 이 짧은 시 안에 양면의 감정을 다 담아내는 김종삼의 시는 대단하다.

김종삼의 시를 낭송하고 있으면, 음악을 듣고 있는 기분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김종삼은 작곡가를 꿈꾸었던 시절도 보냈고, 서양 고전음악 감상실인 돌체의 단골이었다. 그런 전력 때문인지 그의 시에는 산문 투의 글을 찾아보기 힘들다.

시의 전문은 무척 짧지만 복잡미묘한 감수성을 담고 있다. 아마도 한국전쟁 후 전쟁고아에게 배달된 크리스마스 카드에는 동화 속 풍경에서 어린 양이 뛰놀고 있을 거다. 눈이 진눈깨비가 되어 반짝이는 풍경을 지켜보는 시인의 심정일 수도 있다. 동정, 슬픔, 연민, 낭만, 역설의 감정이 눈발처럼 섞여 있다. 그것이 이 짧은 시에.

“내용 없는 아름다움” 그의 시를 꿰뚫고 있는 힘이다. 어려운 내용으로 훈계하기보다 음악처럼 그냥 듣다 보면 공감이 된다. 내 마음에 외침이 아닌 울림으로 다가온 시 한 편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