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독일 방문기

학회 일정 때문에 일주일 정도 독일의 드레스덴에 다녀왔다. 그 짧은 시간만으로 독일을 평가하는 건 무리다. 다만 나의 개인적 느낌을 적어보련다. 지금 독일 하면 떠오르는 생각은 무더위다. 유난히 더웠던 날씨는 아니었지만, 건물에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은 탓에 무척 힘들었다.

내가 현재 사는 미국은 에너지 절약 같은 건 국을 끊어먹었는지. 도서관 같은 데 갈라치면, 두꺼운 외투를 준비해야 할 판이다. 미국보다 독일은 에어컨을 별로 켜지 않는 것 같다. 은행 같은 곳을 가더라도 시원한 바람은 구경도 못 한다.

건물 내 조명도 상당히 어두운 편이다. 비교적 창을 넓게 만들어서 외부 채광을 활용하는 것 같다. 마찬가지로 식당이나 카페 같은 곳에 가면 항상 촛불을 켜준다. 조명 대신에 촛불을 켜두면 분위기도 은은해지고 에너지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에어컨이 강한 환경 속에서 살다보니 처음에는 그 더위가 견디기 어려웠는데 나중에는 지낼만했다. 적어도 독일의 에너지 절약에 대한 실천은 미국보다는 낫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기억나는 건 철저한 시간관념이다. 내가 머물렀던 유스호스텔과 학회장이 좀 떨어져 있어서 자주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역 안에 설치된 게시판에 정확한 도착시각과 출발시각이 적혀있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1분의 오차도 없이 기차가 도착하고 떠나는 것이었다. 어쩌면 초 단위까지 맞추는 모습이 강박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시간에 대한 장인정신까지 느껴졌다. 그렇다고 시간에 쫓기듯 살지는 않는 것 같았다. 오래된 문화적 관습인 양 그들의 몸에 배어있었다.

미국사람들은 주로 여가나 운동하려고 산악자전거나 경주용 자전거를 탄다. 하지만 독일사람들은 생활 자전거로 출퇴근도 하고, 장도 보러 다닌다. 심지어 공항 안에서 자전거 타는 사람도 흔하게 봤다. 운동 삼아 자전거를 타기도 하고, 실용적인 목적으로 타기도 한다. 좁고 굽은 도로를 다니기에 자전거만 한 것이 없기도 하다. 자동차도 소형이 대세라서 좁은 길이 좁게 느껴지지 않았다.

작은 차, 물보다 싼 맥주, 돼지고기, 소시지, 거대한 성, 오페라, 클래식, 촉촉하고 달지 않은 빵, 거리 낙서, 괴테. 이상은 독일하면, 아니 드레스덴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 짧은 경험과 식견으로 독일사람들을 일반화할 수는 없다. 여행자의 눈으로 보는 피상적인 평가라는 한계도 있다. 하지만 표면적인 모습에 대한 기록도 유용한 구석은 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