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사랑으로 노래하다

에디트 피아프는 얼마 전에 본 주디 갈랜드의 영화 속 삶과 너무도 비슷했다. 에디트 피아프와 주디 갈랜드는 대중의 사랑을 열렬히 받았지만, 사생활은 그다지 행복하지 못했다. 주디 갈란드는 영화 ‘오즈의 마법사’의 스타 도로시로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살았다면, 에디트 피아프는 자신의 인생을 노래한 프랑스 최고 가수로 대중의 기억에 남아있다.

 

에디트 피아프는 거리 가수인 어머니와 서커스 곡예사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어린 시절에 부모에게 버림받고 창녀촌 포주인 할머니 곁에서 자라난다. 병에 걸려 거의 실명 위기에 처하나 간신히 시력을 회복한다. 그녀는 어머니처럼 거리의 가수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는 바닥 인생이었다.

이 영화는 레이(Ray)처럼 산발적인 기억의 흐름을 따라가는 구성으로 이루어졌다. 결혼식 장면조차 한 번도 나오지 않고, 부모나 친구가 나중에 어떻게 되었는지도 자세히 다루지 않는다. 전기적 사실에 충실한 영화는 아니라 에디트 피아프 개인의 감수성에 더 충실하다.

나이트 클럽 주인 루이스 레플리의 도움으로 에디트 피아프는 서서히 자신의 이름을 알린다. 루이스 레플리는 그녀에게 ‘작은 참새’라는 예명을 지어주었고 가수 데뷔에 큰 힘이 되었다. 루이스 레플리가 죽은 후 다시 거리로 내몰렸지만 시인 레이몽 아쇼가 도와줘서 음악홀 데뷔까지 하게 된다. 이후 그녀의 가수 인생은 창창하게 뻗어 나간다.

에디트 피아프 역을 맡은 마리옹 꼬띠아르는 연기는 아주 놀라웠다. 말년의 분장연기도 완벽했고, 변덕이 심한 에디트 피아프의 내면을 깊이 있게 보여주었다. 에디트 피아프의 일생에 맞춰서 그에 따른 변화된 모습이 그녀의 연기를 통해서 되살아났다.

에디트 피아프의 수많은 스캔들 중에 권투선수 마르셀 세르당과 사랑만이 이 영화에서 비중 있게 다뤄진다. 마르셀 세르당은 에디프 피아프를 만나러 뉴욕에 오다가 비행기 사고로 죽는다. 비극적 사랑에도 불구하고 에디트 피아프는 사랑만이 인생의 전부라고 믿으며 살았다.

영화 대본이 몇 개나 나올 것 같은 인생을 살다간 에디트 피아프다. 1m 47cm라는 작은 키의 에디트 피아프가 엄청난 성량으로 공연장을 사로잡는 음악을 들려준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거리 가수에서 프랑스 최고의 가수로 등극한 그녀 굴곡이 깊은 인생을 담아서 노래한다.

에디트 피아프의 음악은 슬프면서도 경쾌한 느낌이 난다. 음악만 들었을 때는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는데, 그녀의 전기영화를 보고 나니 그녀의 노래가 왜 그렇게 복합적 감정을 일으켰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녀의 노래 ‘나는 후회하지 않아’는 바로 그녀의 인생관이다. 거침없이 사랑하며 노래하며 살다간 에디트 피아프. 그녀가 불행했다고 생각한 나의 판단을 다시 생각하게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