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에 앉은 책

장시간 책을 보면 어깨부터 목까지 뻐근하고 아파서 고개를 제대로 들 수 없을 때도 있다. 직업병이지만 독서대를 쓰고부터 통증이 한결 덜하다. 책을 책상 바닥에 그대로 놓고 보자면 고개를 더 숙여야 하는데, 독서대를 쓰면 편안한 각도를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다. 한 동작을 유지하는 건 목에 부담을 주니까 가끔 자리에서 일어나 경직된 목 근육을 풀어주는 게 제일 좋다.

책 읽는 일을 직업으로 삼다 보니 독서대는 나의 필수품이다. 예전에 쓰던 독서대는 철사로 된 거라서 자유자재로 움직였지만, 대신에 안정감은 떨어졌다. 두껍거나 무거운 책을 올려놓으면 균형 잡기가 쉽지 않았다. 이번에 새로 산 독서대는 안정적인 구조라서 제법 무거운 책도 문제없다. 500페이지가 넘는 책도 올려놓고 보았는데 무리가 없었다. 재질도 가벼운 플라스틱과 천이라 가벼워서 가지고 다니기도 편하다. 높이도 3단계로 조절된다. 게다가 디자인도 꼭 해변 의자를 연상하게 한다.

책의자(Bookchair)라는 이름도 무척 재미있다. 여기에 책을 올려놓으면 사람이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이 떠오른다. 이름이 주는 묘한 분위기 때문인지 책이 앉아있는 모양이 무척 편안해 보인다. 책이 해변 의자에 앉아서 몸을 축 늘어뜨린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웃음이 났다.

책의자를 한동안 들고 다니면서 써보니 꽤 만족스럽다. 새로운 독서의 동반자로 함께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런데 해변을 연상시키는 의자 때문에 해변에서 책 읽는 상상을 자주 하게 되었다. 아무 고민 없이 해변에서 소설책을 산처럼 쌓아놓고 해가 질 때까지 읽었으면 딱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