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세속적인 신앙 수기

이 책은 수기도 기행문도 아닌 모호한 공지영의 일기가 되었다. 한 번의 여행으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였다. 그 대신 종교적 의미를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났는데 그게 잘 안되었다고 솔직히 말할 수는 없었을까.

계급을 넘어선 사랑은 없다

근대화 속에 가난은 제일 먼저 극복되어야 할 수치였다. 수출 몇억 불탑을 달성하고 선진국으로 진입을 목표로 삼던 시대에 가난한 사람들이 서 있을 자리는 없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잘 사는 나라의 ‘있는 사람’이 되는 게 모두의 희망이었다.

박완서의 ‘땅 집’ 예찬과 첫사랑의 그리움

화자는 마치 세상과 교감하기를 거부하듯 그 남자네 집에 빽빽하게 심겨 있던 나무를 식물도감에서 찾는 열정을 보인다. 그 나무로 집주인의 성향까지 파악하는 주도면밀함까지 보인다. 그만큼 첫사랑과 그를 둘러싼 과거에 대한 낭만적 기억이 강하다는 증거다. 그 남자와 추억이 서려 있는 성스러운 장소를 지키기 위한 아등거림이라고나 할까.

소설가 닉 혼비의 책 읽기

매번 추천할 책만 읽을 수는 없다. 작가가 예언가도 아니고 책을 읽어보기도 전에 추천할만한 책인지 알 방법이 없다. 운이 나빠서 그달에 읽은 책이 모두 형편없는 책이었다면 칼럼은 쉬어야 한다. 칭찬만 늘어놓는 주례사 비평 같은 글은 위선적으로 느껴진다.